[Ai 창작 소설] 그리니치 오차: 표준시 이전의 너 - 10장 승인된 죽음

Ai/Chat GPT|2026. 3. 1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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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승인된 죽음

북측 하강 통로는 위에서 내려올 때보다 아래로 갈수록 더 좁아졌다.

처음엔 정비 인력이 오가던 부속 통로처럼 보였지만, 몇 굽이 더 돌자 그 인상이 완전히 사라졌다. 벽면이 다듬어진 돌이 아니라 거칠게 깎아낸 암반으로 바뀌었고, 바닥의 금속 레일도 중간부터 뚝 끊겨 있었다. 누군가 끝까지 완성하지 않은 통로 같기도 했고, 반대로 원래 있던 균열을 억지로 길처럼 사용한 것 같기도 했다. 위쪽 설계실에서 들리던 경고음은 이제 희미해졌지만, 대신 더 깊은 곳에서 낮은 공명음이 올라왔다. 마치 산 전체가 천천히 숨을 쉬는 것 같은 소리였다.

단휘가 앞에서 한재록을 부축했고, 유란이 중간에서 뒤를 살폈다.
서진은 맨 마지막에서 봉투를 쥔 손을 외투 안쪽에 넣은 채 걸었다.

“멈추면 안 돼.”
유란이 낮게 말했다.
“위에서 분명 추적 내려온다.”

단휘가 퉁명스럽게 받았다.
“안 멈추고 있잖아.”

“너 말고 재록 씨.”

한재록은 이를 악문 채 겨우 발을 옮기고 있었다. 폐선 분기점에서 다친 다리는 임시 고정만 되어 있어서 오래 버티기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정신은 아까보다 또렷해진 듯했다. 오히려 제11관측소 아래 설계실을 본 뒤부터, 통증보다 다른 종류의 충격이 그를 깨우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 통로…”
서진이 물었다.
“원래 어디까지 이어져요.”

한재록이 숨을 고르며 답했다.
“기록상으론… 북부 정비선 폐갱도랑 연결된다고 돼 있었어… 근데 실제 개방 여부는 몰라…”

“오늘 처음 보는 거라며.”
단휘가 말했다.

“그래서… 기록상이라고 했잖아…”

유란이 짧게 끊었다.
“둘 다 조용히.”

그녀가 손을 들어 모두를 멈추게 했다.

통로 앞쪽 어둠 속에서 아주 약한 빛이 흔들렸다.

서진의 몸이 먼저 굳었다.
공시청 추적등은 아니었다. 색이 달랐다. 푸른빛이 아니라 누런 빛. 오래된 랜턴이나 탄광등 같은 빛이다.

단휘가 거의 소리 없이 한재록을 벽 쪽에 기대게 하고 앞으로 나갔다. 몸이 낮아졌고, 다음 순간 그는 이미 그림자에 녹아 있었다. 몇 초 뒤, 낮고 경계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냐.”

낯선 목소리였다.
공시청 집행자의 균일한 톤이 아니라, 오래 혼자 지낸 사람처럼 목이 조금 갈라진 남자 목소리.

유란이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한 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공시청이면 이미 쐈겠지.”

침묵.

그다음, 랜턴 빛이 조금 더 가까워졌다.
어둠 속에서 얼굴 하나가 드러났다. 중년 남자였다. 수염이 거칠게 자라 있었고, 오른쪽 눈 위엔 오래된 찢긴 흉터가 남아 있었다. 옷차림은 광산 정비공과 떠돌이의 중간쯤이었다. 그러나 서진이 가장 먼저 본 건 허리춤에 매단 낡은 시계 도구 세트였다.

남자가 유란, 서진, 한재록을 차례로 보다가 말했다.
“관측소에서 내려왔군.”

단휘가 그림자에서 나왔다.
“너는.”

남자는 대답 대신 한재록을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그 제복은 아직도 남아 도는 모양이지.”

유란이 먼저 물었다.
“여기 누구예요.”

남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정비선 잔류 관리인이라고 하면 믿나.”

단휘가 코웃음쳤다.
“안 믿지.”

“좋아. 그럼 전 관측소 하부 유지반이라고 하지.”

이번엔 유란의 눈빛이 달라졌다.
“제11관측소 소속이었어요?”

“소속이었다기보다… 남겨졌다가 버려졌지.”

서진은 그 표현이 귀에 남았다. 남겨졌다가 버려졌다.

남자는 랜턴을 조금 내리며 물었다.
“너희, 위에서 뭘 봤냐.”

단휘가 퉁명하게 말했다.
“질문은 우리 쪽이 먼저야.”

“그럼 서로 하나씩 하지.”
남자가 대답했다.
“난 오래 혼자 있었고, 너희는 급해 보여. 이런 상황에선 거래가 제일 빠르거든.”

유란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하나씩.”

남자가 먼저 물었다.
“설계실까지 내려갔나.”

유란이 대답했다.
“갔어요.”

남자의 얼굴이 굳었다.
“그럼 이제 쫓기는 정도가 달라졌겠군.”

“당신 차례예요.”
유란이 말했다.
“이 통로, 안전해요?”

남자는 짧게 답했다.
“끝까지는 아니야. 하지만 위로 다시 돌아가는 것보단 낫지.”

그 대답은 충분했다.

남자는 옆 벽을 한번 두드리더니 말했다.
“계속 가면 폐갱도 나온다. 근데 그 전에 숨 고를 방 하나 있어. 들리면 들어가.”

단휘가 물었다.
“왜 도와주지.”

남자가 이번엔 서진을 봤다.
정확히는 그의 외투 안쪽, 회중시계가 있는 위치를.

“그걸 들고 내려오는 인간은 드물거든.”

서진의 심장이 한 번 세게 뛰었다.

남자는 더 묻지 않았다.
대신 길 옆 좁은 틈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처음 보면 그냥 암반 균열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니 사람 넷이 겨우 들어갈 만한 작은 방이 숨어 있었다.

“안에서 얘기해. 위에서 소리 타고 내려오면 바로 들킨다.”


작은 방 안은 의외로 따뜻했다.

한쪽 벽에 오래된 통풍관이 지나고 있었고, 바닥엔 낡은 담요와 빈 물통, 부서진 목상자 몇 개가 있었다. 정말로 누군가 살아남기 위해 버텨 온 자리였다. 남자는 랜턴을 바닥에 두고 한재록의 다리부터 확인했다.

“이 정도면 안 죽는다.”
그가 말했다.
“절긴 하겠지만.”

한재록이 씁쓸하게 웃었다.
“고맙다고 해야 하나.”

“말 아껴. 아직 살아 있는 건 운이지.”

남자는 손을 털고 벽에 기대 앉았다.
“이제 질문 둘째.”

유란이 먼저 꺼냈다.
“이름.”

“민도혁.”

단휘가 바로 물었다.
“진짜?”

“가짜 이름으로 여기까지 살아남기엔 너무 오래됐어.”

민도혁.
서진은 그 이름을 속으로 한번 되뇌었다.

유란이 물었다.
“하부 유지반이면 뭘 했죠.”

“관측소 아래 장치들 유지. 정비선 점검. 반응면 청소. 봉인구역 온도 확인. 위에서 떨어지는 것들 수습.”

“위에서 떨어지는 것들?”
서진이 묻자, 민도혁의 시선이 그에게 왔다.

“관측 실패 후 남는 것들.”
그가 덤덤하게 말했다.
“기록엔 잔류체라 쓰였지.”

방 안이 잠깐 조용해졌다.

단휘가 불편한 표정으로 물었다.
“사람이었나.”

“항상 그렇진 않았어.”
민도혁이 말했다.
“근데 가끔은 너무 사람 같아서, 차라리 물건이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

유란은 그 말을 끊지 않았다.
대신 다른 질문을 택했다.

“설계실까지 알고 있었어요?”

“존재는.”
민도혁이 대답했다.
“내용까진 몰랐지. 거긴 위쪽에서 허가받은 놈들만 내려갔으니까.”

“위쪽이 공시청?”

민도혁이 고개를 저었다.
“공시청은 나중이야.”

서진의 시선이 날카로워졌다.

민도혁은 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말했다.

“공시청은 질서를 운영하는 쪽이었지. 설계는 그 전에 있었어. 왕립천문대, 자오국, 제국 항해국, 몇몇 금융가, 군 쪽 계산관들. 이름은 시대마다 달라졌는데, 결국 같은 부류야.”

“시계를 정한 사람들.”
서진이 낮게 말했다.

민도혁은 그 말을 듣고 아주 천천히 서진을 봤다.
“그 표현을 어디서 들었지.”

“아래에서.”

그 대답만으로도 충분했던 듯, 민도혁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럼 넌 생각보다 더 깊이 들어왔네.”

단휘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래서 그 인간들이 지금도 살아 있냐.”

민도혁이 짧게 웃었다. 웃음이라기보다 비웃음에 가까웠다.
“얼굴은 바뀌었겠지. 이름도. 근데 그런 구조는 죽기 어렵다.”

유란이 바로 이어 물었다.
“윤서는 여기까지 왔어요?”

민도혁은 이번엔 대답하기 전에 조금 오래 생각했다.
“한 번.”

서진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봤어요?”

“멀리서.”
민도혁이 말했다.
“여기까지 혼자 내려온 건 아니었어. 근데 같이 온 놈은 다시 못 봤지.”

“누구였어요?”

“얼굴은 못 봤어. 위쪽 사람 차림이었고, 공시청 제복은 아니었지.”

유란이 낮게 중얼거렸다.
“설계층 인원일 수도 있겠네…”

민도혁이 고개를 기울였다.
“그 여자, 내려왔을 때 표정이 아직 기억나. 겁먹은 얼굴이 아니었어. 뭘 확인하러 온 얼굴이었지.”

서진은 말없이 봉투를 꺼냈다.

“이거, 설계실에서 찾았어요.”

봉투 표면엔 여전히 그 글씨가 남아 있었다.

“윤서 열람 후 폐기 예정”

민도혁은 그 글씨를 보더니 바로 표정이 굳었다.
“열어봤나.”

“아직.”

“지금 열어.”

유란이 즉시 반응했다.
“왜.”

“그 문구 붙은 건 오래 두면 안 좋아.”
민도혁이 말했다.
“열람용 봉투는 보통 추적 잔향이 남아. 폐기 예정이라고 붙은 건 더더욱.”

단휘가 인상을 찌푸렸다.
“이제 와서 그런 말을.”

“그래도 지금이 제일 빠르잖아.”

유란은 봉투를 받아 이리저리 살폈다. 아주 얇은 금속 가루가 봉합선에 묻어 있었다. 그녀는 혀를 찼다.
“반응 추적선이네. 오래 들고 있으면 위치 남긴다.”

서진은 순간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설계실에서 자신이 이 봉투를 집어 든 순간부터, 누군가에게는 그게 기록되고 있었을 수도 있다.

“열어요.”
그가 말했다.

유란이 조심스럽게 봉합선을 뜯었다.
안에는 종이 한 장과 작은 금속편 하나가 들어 있었다.

종이는 윤서의 손글씨가 아니라, 타자기로 친 문서였다. 상단 표제는 건조했다.

“사망 시각 보정 승인서”

방 안 공기가 바뀌었다.

서진은 숨이 걸리는 걸 느꼈다.
유란이 그 문서를 바로 읽기 시작했다.


대상: 윤서
기존 사망 기록 시각: 21:07
보정 승인 시각: 21:00
보정 사유: 열람 전 유출 가능성 차단
승인 등급: 자오 기준 상위 비공개
시행 메모: “7분의 선행은 자연 오차로 처리 가능”


아무도 즉시 말을 잇지 못했다.

서진은 문장 하나하나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직접적이어서, 오히려 의미를 이해하는 데 한 박자가 걸렸다.

기존 사망 기록 시각: 21:07
보정 승인 시각: 21:00

즉, 윤서는 정말로 7분 먼저 죽은 게 아니라, 죽음이 7분 앞당겨 기록되도록 승인되었다는 뜻이다. 사고나 기계 오차가 아니라 행정 조작, 그것도 상위 등급 승인.

민도혁이 낮게 말했다.
“봤지.”

단휘가 욕설을 뱉었다.
“미친 새끼들.”

유란은 문서 아래쪽을 더 읽었다.
거기엔 아주 짧은 추가 메모가 있었다.

“대상은 사망 이전 이미 기록상 무력화됨. 이후 물리 조치는 현장 판단.”

서진의 손이 떨렸다.

사망 이전 이미 기록상 무력화됨.

윤서는 죽기 전에 이미, 기록으로는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처리되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후 물리 조치”는 현장 판단. 즉, 누군가가 기록을 먼저 죽인 뒤 실제 몸을 처리했다.

서진은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
“어머니를 죽인 게 시계가 아니었어.”

유란이 문서를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응. 사람이었어. 그것도 승인된 사람들.”

민도혁이 말했다.
“그래서 2부 제목이…” 했다가 아차 싶어 멈추는 건 안 됨. Don't meta. Instead continue in-story.

단휘가 금속편을 집어 들었다.
작은 원형 편자였다. 한쪽엔 자오선 비슷한 선이, 다른 쪽엔 숫자 7이 새겨져 있었다.

“이건 뭐지.”

민도혁이 보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보정 토큰.”

“뭐?”

“상위 승인 문서가 실제 적용됐다는 표시야. 기록 시각 바꾸고, 관련 서류끼리 시간차 맞출 때 쓰는 내부 표식.”

유란이 곧바로 물었다.
“그럼 이 토큰이 남아 있다는 건.”

“누군가 폐기하지 못했다는 뜻이지.”

서진은 문서 아래 모서리에 아주 흐리게 남은 필기 하나를 발견했다. 타자 문장과 다른, 급히 적은 듯한 손글씨였다.

“도해율 검토 후 상신”

그 이름을 보는 순간, 3화 은종 임시봉쇄본부의 원감시관이 떠올랐다.

도해율.

지금 자신들을 추적하고 있는 인물.
그 이름이 윤서의 7분 보정 문서에도 남아 있다면, 그는 단순 현장 추적자가 아닐 수 있다. 최소한 오래된 문서에 접근할 권한이 있는 쪽이거나, 누군가의 계보를 이어받은 사람이다.

유란도 그 이름을 봤다.
“도해율…”

단휘가 물었다.
“아는 놈이냐.”

“은종 봉쇄본부에 내려온 중앙 쪽 인물 이름이 도해율이었어.”
유란이 말했다.

방 안 정적이 짙어졌다.

민도혁이 아주 낮게 중얼거렸다.
“그럼 그놈은 그냥 쫓아오는 게 아니네.”

“뭘 알고 있어요?”
서진이 물었다.

민도혁은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랜턴 빛 아래 그의 흉터가 더 깊어 보였다.

“도씨 계열은 가끔 내려왔어.”
그가 마침내 말했다.
“공시청 사람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놈들. 관측소 폐쇄 전에도, 폐쇄 후에도. 위에선 기록만 본다더니, 실제론 직접 와서 확인했지. 누가 남았는지, 뭐가 남았는지.”

“도해율도 그중 하나?”
유란이 물었다.

“이름까진 몰라. 근데 계열일 가능성은 높아.”

서진은 문서를 다시 보았다.
도해율 검토 후 상신.

그 이름 하나로 현재와 과거가 갑자기 맞물리기 시작했다. 윤서의 죽음이 단지 오래전 사건이 아니라, 지금 자신을 쫓는 손과 이어져 있을 가능성. 그건 분노보다 더 무거운 감각이었다. 설계는 오래 지속되고, 사람은 교체되어도 역할은 남는다.

바로 그때, 통로 바깥 멀리서 낮은 충격음이 울렸다.

쾅.

모두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그건 낙석 소리가 아니었다.
무언가 금속문을 강제로 따는 소리였다.

민도혁이 즉시 말했다.
“여기 오래 못 있어.”

유란이 문서와 토큰, 봉투를 정리했다.
“이 통로 더 아래로 이어져요?”

민도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폐갱도 쪽으로 빠질 수 있어. 근데 갈림길이 많아. 길 모르면 헤맨다.”

“안내해 줄 거예요?”
단휘가 물었다.

민도혁은 서진 손의 회중시계를 한번 봤다. 그리고 윤서 문서를 쥔 유란의 손, 부상당한 한재록의 다리, 마지막으로 통로 바깥 어둠 쪽을 들었다.

“어차피 나도 위로 다시 올라갈 생각은 없었어.”

그 말은 동맹 선언처럼 들리진 않았지만, 지금은 충분했다.

유란이 짧게 물었다.
“갈 곳은.”

민도혁이 대답했다.
“정비선 폐갱도 지나면 북동쪽 사면으로 빠져. 거기서 옛 관측 보급로 하나가 남아 있어.”

“제11관측소에서 멀어지잖아.”
서진이 말했다.

“지금은 살아서 멀어지는 게 먼저야.”
민도혁이 말했다.
“그리고 살아남으면 다시 들어올 수도 있지. 죽으면 끝이고.”

단휘가 피식 웃었다.
“이 양반 말 마음에 드네.”

유란은 바로 움직였다.
“좋아. 재록 씨는 가운데. 문서는 내가 들고, 시계는 서진 네가 계속.”

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발을 떼기 직전, 문서를 한번 더 내려다봤다.

사망 시각 보정 승인서.
7분의 선행은 자연 오차로 처리 가능.
도해율 검토 후 상신.

이건 하나의 단서가 아니라 선언이었다. 누군가는 오래전부터 사람의 죽음을 시간표 위에서 먼저 죽여 왔다. 그리고 그걸 “자연 오차”라고 불렀다.

서진은 그 문장을 가슴 안쪽 깊숙이 눌러 담았다.

이제 7분은 숫자가 아니었다.
누군가가 인간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방식의 단위였다.

통로 바깥에서 다시 충격음이 울렸다.
이번엔 더 가까웠다.

민도혁이 랜턴을 들고 앞장섰다.
“이쪽.”

다섯 사람은 다시 어둠 속으로 몸을 옮겼다.
뒤에 남은 작은 방은 곧 다른 누군가에게 발견될지도 몰랐다. 그러나 문서는 이미 그들의 손에 있었다.

그리고 서진은 처음으로 확실히 알았다.

자신이 쫓기는 이유는 단지 무결인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죽음을 7분 먼저 기록하는 구조를, 자신이 실제 문서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통로는 아래로, 그리고 더 북동쪽으로 이어졌다.

위쪽 세계에서는 아직 같은 시간이 작동하는 척하고 있었지만, 그 아래에서는 이미 그 시계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누구를 버리며 굴러왔는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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